악마의 격노

흑마법사의 검은바위 산 희귀 카드.

악마의 격노는 악마 흑마법사라는 특정 덱 유형에 최적화된 강력한 광역 주문이지만, 그 명확한 조건 때문에 범용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 카드다. 이 카드는 흑마법사에게 아군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광역기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카드의 가장 큰 강점은 3마나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2의 피해를 주는 광역 효과를 가지면서도, 자신의 악마 하수인은 피해로부터 보호한다는 점이다. 이는 성기사의 신성화와 유사한 효과를 사용하는 것과 같으며, 특히 자신의 필드에는 공허방랑자, 임프 두목과 같은 악마 하수인을 유지한 채 상대의 필드만 정리하는 막대한 템포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네루비안 알과 같은 아군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을 능동적으로 발동시키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었다.

반면, 가장 큰 약점은 악마를 제외한이라는 조건에서 비롯되는 극심한 상황 의존성이다. 악마 흑마법사 미러전에서는 이 카드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당시 유행하던 악마 기반의 위니 흑마법사를 상대로도 효율이 급감했다. 또한, 자신의 필드에 있는 단검 곡예사 같은 핵심 비(非)악마 하수인들까지 함께 피해를 입힌다는 점은 덱 구성을 매우 제한적으로 만들었다. 결국 흑마법사에게는 모든 하수인에게 3의 피해를 주는 지옥의 불길이나, 특정 하수인을 희생시켜 더 큰 피해를 입히는 암흑불길이라는 훨씬 더 유연하고 강력한 광역기들이 존재했기에, 악마의 격노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