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르

몽골, 중앙아시아의 민속 관악기.

흉노시대 때 부터 등장했다고 전해진다. 키르기스어로는 Choor, 투바어로는 Chuur(Шуур)라 표기한다. 카자흐의 시비즈기(Cыбызғы), 바시키르의 쿠라이와 비슷한 악기이다. 몽골 서부와 카자흐인, 투바인 등이 연주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주된 민족은 알타이의 우량카이족이었으며 이들은 초르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앙아시아 유목민족들에게서 볼 수 있는 '엔드 블로운(End-Blown) 플룻'[1]의 일종이다. 2009년에 "추르의 전통 음악"으로 유네스코 지정한 몽골의 세계 무형유산이자 긴급보호목록이 되었다.

모양과 연주 방식은 페르시아의 관악기 네이(Ney)와 비슷하나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관에는 3개의 지공이 존재하며 치아, 혀, 입술을 고루 활용하여 연주한다. 나무의 틈새로 바람이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은 연주 전에 물에 담가 놓는다.

중앙아시아 유목민족들의 전통음악이 보통 그렇듯이 초르의 소리는 양치기들이 듣는 물소리, 짐승 울음소리, 새소리 등과 비슷하게 들린다. 알타이 지역의 자연숭배 신앙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대표적인 멜로디 중 하나인 "에브 강의 흐름"의 에브 강은 흐미의 신화적 기원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 뿐 아니라 18세기 몽골에서 초르는 뼈만 남은 양도 되살리는 마법을 지닌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아주 오래된 기록에서도 초르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는데, 14세기 몽골의 영웅 서사시 장가르에서 초르가 백조와 같은 소리라고 묘사된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초르와 함께 부르는 흐미 창법인 핼래흐(хайлах)의 존재를 생각해 보면 이는 흐미에 대한 아주 오래된 언급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