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아

Gallia

지금의 프랑스 일대를 가리키던 고대 지명.

전체 면적에서 오늘날의 프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고, 지금도 그리스어에서는 프랑스를 가리키는 단어가 '갈리아'지만, 벨기에, 룩셈부르크, 모나코, 그리고 이탈리아 북부 일대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지명이었다.

고대 갈리아는 켈트계 민족인 갈리아인(골족)의 땅이었고 그들은 갈리아어라는 고유 언어를 사용하며 부족 사회를 형성했다.

로마는 기원전 3세기에 지금의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갈리아 키살피나(Gallia Cisalpina)를 정복한 것을 시작으로 갈리아 남부 해안지대를 정복해나갔고, 기원전 1세기에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주도한 갈리아 전쟁을 통해 갈리아 전역을 장악했다.

로마 치하에서 갈리아인들은 갈리아어 대신 라틴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로마인 정체성에 동화되어 갈로-로마인이 되었고, 갈리아 문화와 로마 문화가 혼합된 갈로-로마 문화가 형성되었다.

가장 먼저 확보한 속주면서 본국 이탈리아와 가장 가까웠던 갈리아 키살피나는 제2차 삼두정치 시기인 기원전 43년경에 이탈리아로 편입되었고, 나머지 속주들은 서로마가 멸망할 때까지 갈리아로 남았다.

  자세한 내용은 갈리아 제국 문서 참고하십시오.

3세기의 위기(군인 황제 시대)에 갈리아 속주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며 갈리아 제국을 세웠으나, 오래 가지 못하고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재정복되었다.

5세기 초 서로마 제국의 라인강 방어선을 돌파한 게르만족은 갈리아 각지에 정착하여 부르군트 왕국, 서고트 왕국, 프랑크 왕국 등의 국가를 세웠다.

이들 가운데 프랑크 왕국은 최후의 로마령 갈리아 속주 세력인 수아송 왕국을 486년에 멸망시키며 갈리아 북부를 장악했고, 507년에는 부이예 전투에서 서고트군에게 대승을 거두며 서고트 왕국을 갈리아에서 축출하고[1], 534년에는 부르군트 왕국까지 멸망시킴으로써 갈리아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로써 중세 갈리아는 사실상 프랑크와 동일시되었고, 프랑크 왕국이 분열된 9세기 이후에도 프랑크라는 명칭은 고대 지명인 갈리아를 대신하여 프랑스라는 국호의 기원이 되었다.

다만 중세 이후에도 갈리아라는 명칭이 완전히 사어가 된 건 아니라서 프랑스 왕실에서는 교황청의 프랑스 교회에 대한 간섭을 저지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로서 갈리아주의라는 사상을 내세웠고, 근대에 들어서는 프랑스 내셔널리즘의 상징으로서 고대 갈리아인의 정체성에 주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