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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 개요[편집]

이 땅의 말들이 숨을 쉬고, 문장들이 눈부신 옷을 입고 춤추는 곳, 그곳에 화려체가 있다. 이는 문장의 살결에 수를 놓듯, 빛나는 수사와 생생한 형상을 덧입혀, 한 자 한 자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감각의 향연을 펼친다. 한 마리 학이 안개를 가르며 날듯이, 단어는 종이 위를 흘러 다니고, 수많은 꾸밈말이 바람결처럼 문장을 감싼다.

그리하여 이 문체는 단순히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하고, 노래하며, 울고 웃는다. 의인화된 사물들은 살아 있는 듯 숨을 쉬고, 의성어와 의태어는 마음 깊은 곳의 파동을 자아낸다. 감정은 말을 타고 전해지고, 문장은 영혼을 두드린다.

그러나 이 문체는 맑은 거울이 아니다. 그것은 수면 위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사물의 본모습을 흐리게도 하고, 의미의 길을 덮어버릴 때도 있다. 논리와 명료함을 앞세워야 할 자리에서는 오히려 그 찬란함이 짐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이 문체를 택한다. 붓끝에 자신의 심장을 묻고, 문장마다 정념을 새기기 위해. 동로마 제국의 역사가들이 고대의 시간을 문장 속에 되살릴 때, 그들은 이 화려체를 빌려 영광과 몰락을 동시에 노래했다.

오늘도 누군가는 외치는 말에, 쓰러져가는 문장에, 혹은 청중의 심금을 울릴 단 하나의 문단에, 이 찬란한 옷을 입힌다. 금사로 수놓인 말의 향연, 그것이 곧 화려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