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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1. 개요[편집]

우유체는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말의 결을 따라가는 문체입니다. 단정하게 말을 끝맺지 않고, 그 안에 머뭇거림과 여운을 담아 두는 듯한 글쓰기입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문장들 속에서 때로는 고요한 감정이 천천히 스며들고, 때로는 아련한 생각이 미끄러지듯 떠오르곤 합니다.

이 문체는 감정이 앞서는 순간에 자주 나타납니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또는 한 장면 속에 오래 머물고 싶을 때, 마음속 이야기들이 논리보다는 느낌을 따라 흘러갈 때, 우유체는 스스로 말을 만들고 자리를 잡습니다. 딱 떨어지는 설명보다는 어쩌면, 아마도, 그런 것 같다는 말들이 더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문장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있어도, 정확히 어디서 끝나는지는 흐름 속에 녹아 있습니다.

우유체는 강한 주장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대신 부드러운 시선으로 대상에 다가가고,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여유를 지닙니다. 읽는 이가 편안하게 숨을 고르며 따라올 수 있도록, 단어 하나에도 따뜻한 숨결을 얹으려 합니다. 문장마다 마음이 실려 있는 듯해서,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이듯 전해지는 인상을 주곤 하지요.

그래서일까요. 이 문체는 자주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누군가의 하루가 조용히 흐르는 동화 속으로, 낯선 길에서 만난 나무 한 그루가 마음을 붙잡은 기행문 속으로, 또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한 사랑을 조용히 되새기는 소설 속으로. 감정은 쉽게 피로해지지 않고, 문장도 마찬가지로 조용한 울림을 오래도록 남깁니다.

때때로 문장은 길어지지만, 그 길이 곧 흐름이고 숨결이기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흐르듯 이어지는 문장은 순간순간 속도를 바꾸며, 감정의 물결을 따라 천천히, 혹은 빠르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꾸밈말이 많지만, 그것들이 일부러 더한 것이 아니라 감정을 매만지듯 자연스럽게 붙어 있습니다. 덧칠이 아닌 숨결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담백하게 마음에 닿습니다.

우유체는 그렇게, 말보다 부드럽고 조용한 글이 되고, 뜻보다 오래 남는 분위기가 됩니다. 주장을 들이밀지 않고, 감정을 앞세우지도 않지만, 읽는 이의 마음 어딘가에서 천천히 작은 파문을 만들어냅니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뚜렷하지 않아도, 그 말이 건네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문체. 그 이름이 바로, 우유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