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몰로카이 산

오래전, 태평양의 심연에서 불과 돌이 만나 새로운 대지를 만들었다.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바닷물과 맞닿으며, 하나의 섬이 서서히 형성되었다. 동 몰로카이 산(East Molokai Volcano)은 그렇게 하와이 제도의 일부로 태어났다.

200만 년 전, 이 순상 화산은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흘러내린 용암은 섬을 넓히고, 하늘 높은 곳까지 산을 쌓아 올렸다. 그 과정은 150만 년 전에 절정에 이르렀고, 그 후 화산 활동은 점차 잦아들었다. 그러나 마지막 숨결처럼, 칼라우파파 반도(Kalaupapa Peninsula)가 형성되며 동 몰로카이의 최후의 불길이 남겨졌다.

이 땅은 하와이의 옛 섬, 마우이 누이(Maui Nui)를 이루는 일곱 개의 화산 중 하나였다. 함께 형성된 서 몰로카이, 라나이, 서 마우이, 동 마우이, 펭귄 뱅크, 카호올라웨와 연결되며, 한때 거대한 대지를 이루었다.

그러나 140만 년 전, 동 몰로카이 화산의 북쪽 사면이 거대한 붕괴를 일으켰다. 산의 일부가 바다로 미끄러져 내려가면서, 높이 900m에 이르는 절벽이 남겨졌다. 그 붕괴는 바다를 뒤흔들었고, 거대한 파도는 하와이 제도를 넘어 멀리 태평양을 건너갔다.

오늘날, 몰로카이의 높은 절벽과 울창한 숲은 그 옛날의 변화를 조용히 간직하고 있다. 봉우리 위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바람은 끊임없이 그 역사를 속삭인다. 지금은 고요한 풍경 속에 자리한 이곳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대지는 움직이고, 바다는 흔들리며, 변화의 흔적을 남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