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

Kaiser

고대 로마의 군인이자 정치인이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Iulius Caesar)에서 유래한 독일어권의 황제 칭호.

카이사르 본인은 생전에 황제가 된 적이 없지만, 그의 이름은 후대 로마 황제들의 칭호 중 하나로 사용되었기에, 로마 제국 계승을 표방한 여러 독일어권 국가의 황제 칭호인 카이저의 어원이 되었다.

신성 로마 황제들은 본래 라틴어 칭호 임페라토르를 사용했으나, 후대로 갈수록 라틴어 사용이 줄어들고 독일어 사용이 늘어나면서 카이저 역시 황제의 칭호로 쓰이게 되었다.

19세기부터는 합스부르크 왕조의 오스트리아 제국 및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호엔촐레른 왕조의 독일 제국이 카이저 칭호를 사용했다.

이때는 라틴어가 사어가 된지 오래인 건 물론이고 내셔널리즘이 유럽 각국에 널리 퍼진 상태였기에, 더더욱 자국어 칭호인 카이저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두 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 함께 참전했다가 1918년에 나란히 패전국 신세가 되어 황제들이 퇴위하면서, 카이저가 실제 군주의 칭호로 사용된 역사는 종식되었다.

독일어권에서는 타국의 황제들도 카이저라 번역하는데, 같은 유럽 문화권은 물론이고 다른 문화권의 황제들도 독일어로는 카이저(Kaiser)라 부른다.

한국사와 관련해서는 독일 제국의 빌헬름 2세가 대한제국의 고종에게 보낸 서신에서 'Kaiser von Korea(한국의 카이저)'라는 단어를 사용한 사례가 있다.

오늘날에는 단순한 별명으로서 카이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독일어권 출신 인물들에게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