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도르

모르도르는 중간계 동쪽에 자리한 황폐하고 가혹한 대지로, 검은 연기와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운 땅이다. 그것은 자연이 창조한 땅이 아니다. 태초의 어둠이며 오직 힘으로 일어선 자, 모르고스의 악의적인 의지에서 비롯된 대지이며, 그의 손에 의해 바다에서 솟아올랐다. 모르고스가 몰락한 후, 그의 후계자 사우론은 이 땅을 차지하고 자신의 제국을 건설했다.

이곳의 중심에는 운명의 산(Mount Doom), 즉 오로드루인이 솟아 있으며, 이는 단순한 화산이 아니라 모르고스의 사악한 힘이 깃든 불의 원천이다. 사우론은 이곳에서 절대반지를 주조했으며, 그 힘으로 중간계를 정복하려 했다. 그러나 운명의 산은 그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모르도르에 새겨진 더욱 오래된 악의 잔재에 반응하는 존재다. 불길이 타오르는 것은 사우론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모르고스의 유산이 그의 어두운 야망과 공명하기 때문이다.

모르도르는 검은 대지는 불타고 메말라 있으며, 살아있는 것은 오직 사악한 존재와 그들에게 부려지는 자들 뿐이다. 북쪽과 서쪽에는 거대한 검은 벽, 에펠 두아스(Ephel Dúath)와 에레드 리쑤이(Ered Lithui) 산맥이 둘러싸고 있으며, 이 장벽은 모르도르를 중간계로부터 단절시키는 동시에 사우론의 요새를 더욱 난공불락으로 만든다.

이 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오직 악한 자들에게만 적합한 환경이라는 점이다. 수많은 오르크와 사악한 종족과 추종자들이 이곳에 집결하며, 인간들조차도 암흑의 군주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들만이 이곳에 거주한다. 가장 중요한 요새인 바랏두르(Barad-dûr)는 사우론의 강력한 마법이 깃든 요새로, 그의 모든 악의 전략이 펼쳐지는 중심지였다.

사우론이 패망한 후에도 모르도르는 단순히 한 폭군의 몰락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 땅은 그 자체로 어둠이 깃든 곳이며, 오랫동안 중간계에 남아 저주받은 땅으로 남았다. 모르고스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고, 그 불씨는 바람 속에 남아 다음 어둠의 시대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리고, 모르도르는 여전히 그곳에 잠들어 있다. 언젠가 자신의 주인이 부활할 날을 기다리며......

모르도르는 태초부터 요새와도 같은 땅이었다. 이곳은 단순한 영토가 아니라, 어둠의 힘이 깃든 감옥, 또는 마지막 보루처럼 설계된 장소였다. 서쪽과 남쪽에는 에펠 두아스(Ephel Dúath, 그림자산맥)가 검게 솟아오르고, 북쪽에는 에레드 리쑤린(Ered Lithui, 잿빛 산맥)이 가파르게 뻗어 있다. 이 두 거대한 산맥은 마치 천상의 거인이 모르도르를 두 손으로 움켜쥔 것처럼, 그 땅을 철저히 감싸고 있었다.

이곳의 바위는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었다. 검게 그을린 절벽들은 태고의 불길에 달궈진 듯한 모습이었으며, 마치 수천 년간 그 아래에 무언가 거대한 힘이 잠들어 있는 듯했다. 바위는 갈라져 있었고, 기묘한 균열 속에서는 황량한 바람이 흐르며 신음하듯 울렸다. 대지는 불모의 땅이었다. 초목은 찾아볼 수 없으며, 산맥과 협곡들은 비명을 지르는 듯한 형태로 굽이쳐 있었다. 이는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 고의적으로 만들어진 방벽, 또는 태고의 저주가 깃든 땅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난공불락의 장벽 속에서도, 유일한 균열이 존재했다. 바로 암흑의 문(Black Gate, 모란논)이다. 이 문은 모르도르로 들어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식적인 입구였다. 거대한 바위산 사이에 난 틈을 이용해 만들어진 이 요새문은 단순한 출입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검은 틀, 철의 벽, 그리고 공포 그 자체였다.

문은 수십 길 높이의 검은 강철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통의 인간이 접근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강철 문짝은 태고의 화산 불길에서 단련된 듯 반들반들하게 빛났으며, 금속판에는 불길한 문양과 기괴한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 문은 단순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악의 마법이 깃든 요새벽이었다. 만약 외부에서 침입하려 한다면, 이 문은 단순히 닫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살아 움직이며 침입자를 거부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문 위에는 거대한 검은 망루들이 솟아 있었고, 그 꼭대기에서는 불길한 깃발들이 나부꼈다. 오크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며, 그들의 붉은 눈빛이 밤에도 희미하게 빛났다. 단순한 병사들이 아니라, 악의 군대의 전초병들, 사우론의 의지를 수행하는 자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오크들 외에도, 인간 병사들—사우론과 맹약을 맺은 하라드림(Harad)과 룬(Rhûn)의 전사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는 천둥과도 같았다. 거대한 강철 문짝이 움직이면, 마치 하늘이 갈라지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지면이 진동했다. 사우론의 군대가 이 문을 통해 출격할 때면, 그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의 도래였다. 이 문을 넘어서는 자는 사우론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며, 이 문이 닫힐 때면, 모든 희망은 단절되었다.

모란논 앞에는 다고를라드(Dagorlad)라고 불리는 전투 평원이 펼쳐져 있으며, 그 주변에는 죽음의 늪(Dead Marshes)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늪은 한때 다고를라드 전투에서 죽은 수많은 병사들의 유령이 떠도는 곳으로, 길을 잘못 들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다고 전해진다. 사우론의 지배 아래 있던 이 지역은 자연적 장애물과 강력한 요새 방어 시설로 인해 완벽한 요새로 기능하였다.

검은 문을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첫 번째 지역인 우둔(Udûn)에 도착하게 된다. 우둔은 사실상 모르도르의 첫 번째 방어선으로, 적이 검은 문을 돌파하더라도 다시 한 번 철저한 방어선을 통과해야만 모르도르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우둔의 내부에는 또 하나의 거대한 관문인 아이센마우스(Isenmouthe)가 있으며, 이곳이 진정한 모르도르의 심장부로 가는 마지막 문이었다.

암흑의 문은 결코 친절한 입구가 아니었다. 이 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들은 두 부류뿐이었다. 첫째, 사우론의 뜻에 따라 전쟁에 나서는 자들—그들은 이 문을 넘으며 새로운 피의 전쟁에 동참했다. 둘째, 포로, 또는 절망 속에서 끌려온 자들—그들은 이 문을 넘으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고통의 길을 걸었다.

모르도르의 문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심판대였다. 이 문을 넘어 살아 돌아온 자는 거의 없었다. 포로가 되어 들어간 자들은 모르도르의 깊숙한 곳, 검은 탑 바랏두르와 검은 황무지에서 비명속에 사라졌으며, 바람에 실려 돌아올 뿐이었다.

이 문이 열렸을 때, 그것은 곧 중간계를 향한 전쟁의 선포였다. 사우론의 군대가 움직일 때면, 암흑의 문은 그 압도적인 군세를 쏟아내는 분출구가 되었다. 수천, 수만의 오크, 트롤, 인간 전사들, 그리고 거대한 전쟁 짐승들이 검은 물결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때마다 중간계의 하늘은 어두워졌고, 전운은 온 세상을 짓눌렀다. 하지만 그 문이 마지막으로 닫히고 무너진 날 그것은 단순한 문이 닫힌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시대의 끝이었다.

모란논 앞에는 다고를라드(Dagorlad)라고 불리는 전투 평원이 펼쳐져 있으며, 그 주변에는 죽음늪(Dead Marshes)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늪은 한때 다고를라드 전투에서 죽은 수많은 병사들의 유령이 떠도는 곳으로, 길을 잘못 들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다고 전해진다. 사우론의 지배 아래 있던 이 지역은 자연적 장애물과 강력한 요새 방어 시설로 인해 완벽한 요새로 기능하였다.

검은 문을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첫 번째 지역인 우둔(Udûn)에 도착하게 된다. 우둔은 사실상 모르도르의 첫 번째 방어선으로, 적이 검은 문을 돌파하더라도 다시 한 번 철저한 방어선을 통과해야만 모르도르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우둔의 내부에는 또 하나의 거대한 관문인 아이센마우스(Isenmouthe)가 있으며, 이곳이 진정한 모르도르의 심장부로 가는 마지막 문이었다.

모르도르의 음울한 심장부에는 검붉은 연기를 뿜어내며 끝없이 끓어오르는 거대한 화산, 오로드루인이 솟아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의 산물이 아니었으며, 태곳적부터 중간계를 짓누르던 어둠의 힘이 응축된 장소였다. 검붉은 용암이 끊임없이 들끓고, 하늘을 찢는 연기가 피어올라 모르도르의 태양을 가렸으며, 그 땅을 뒤덮은 잿빛 구름은 죽음과 절망을 속삭였다.

이곳은 사우론이 임의로 선택한 장소가 아니었다. 오로드루인은 이미 선대의 어둠이 스며든 곳이었으며, 태초의 대적(大敵) 모르고스가 직접 땅을 찢어 태어나게 한 산이었다. 이 산의 불길은 자연의 힘을 넘어선, 본질적으로 악의 마력과 결속된 것이었다. 사우론은 이곳을 모르도르의 심장으로 삼았고, 바로 이곳에서 절대반지를 주조하였다. 오로드루인의 불길은 단순한 열기가 아니라, 마치 중간계의 가장 깊은 심연에서 솟아나는 원시적인 힘과 같았다.

그 용암의 흐름은 붉은 피처럼 대지를 가로질렀고, 그 뜨거운 숨결은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했다. 오로드루인의 불길 속에서 절대반지는 만들어졌고, 다시 그곳에서만 파괴될 수 있었다. 불길이 살아 있는 존재처럼 출렁이고, 그 심연에서 어두운 힘의 속삭임이 들리는 듯했다. 운명의 산의 꼭대기에는 사우론이 직접 조형한 틈, '사우론의 균열(Cracks of Doom)'이 열려 있었으며, 그곳에서 그는 반지의 힘을 이 세계에 새겨 넣었다.

이 산은 단순한 화산이 아니라, 사우론의 의지가 반영된 존재와도 같았다. 그의 힘이 강할수록 운명의 산은 더욱 거세게 타올랐으며, 그가 약해질 때면 화염도 사그라들었다. 오로드루인은 모르도르의 심장이었고, 그 불길은 사우론의 의지의 맥박이었다. 그러므로 이곳은 곧 그의 몰락을 결정지을 장소가 될 운명이었다.

모르도르의 황폐한 대지 위에 어둠처럼 솟아오른 바랏두르는, 단순한 성채가 아니라 사우론의 의지 그 자체를 형상화한 요새였다. 검은 돌과 강철로 지어진 이 거대한 탑은 사우론이 쌓아 올린 절대적인 권위의 상징이었으며, 중간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무너뜨리기 어려운 요새였다. 그 벽과 탑은 단순한 석조물이나 건축의 기교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 사우론의 마법이 깃든 공포와 강압의 상징이었다.

바랏두르는 단숨에 세워진 것이 아니었다. 제2시대에 사우론이 모르도르를 차지한 후, 그는 수백 년에 걸쳐 암흑탑을 쌓아 올렸고, 그의 마법과 절대반지의 힘을 주입하여 요새를 완성하였다. 이 성채는 단순한 성벽과 탑의 조합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처럼 모르도르를 굽어보았으며, 사우론의 존재가 지속되는 한 결코 완전히 파괴될 수 없는 요새였다. 제3시대에 최후의 동맹이 사우론을 무너뜨리고 바랏두르를 무너뜨렸을 때도, 그것은 단순한 돌더미로 변한 것이 아니라, 마치 살아 있는 존재가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남아 있었다. 그러나 절대반지가 파괴되기 전까지 바랏두르는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바랏두르의 가장 위협적인 상징은 단연코 사우론의 눈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감시 수단이 아니라, 사우론의 의지가 형상화된 존재였다.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거대한 눈은 물리적인 육체를 잃은 사우론의 정신적 현현(顯現)이었으며, 언제나 중간계를 굽어보며 반지를 찾고 그의 적들을 감시했다. 바랏두르의 가장 높은 첨탑 위에서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그 눈은, 오직 반지의 힘만이 완전히 봉쇄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사우론의 눈이 닿는 곳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었으며, 그 시선이 머무는 순간 대상은 압도적인 공포와 절망 속에 빠졌다. 이는 단순한 감시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가 지배의 상징이었으며, 모든 생명이 사우론의 의지 아래 놓여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바랏두르는 단순한 성채가 아니었다. 그것은 모르도르 전체를 감싸는 사우론의 어둠의 중심이었으며, 그 군대가 태어나고 집결하는 장소였다. 오르크, 트롤, 나즈굴과 수많은 사악한 종복들이 이곳에서 그의 명령을 받았으며, 그의 군대는 바랏두르의 거대한 문을 통해 세계를 향해 쏟아져 나갔다.

그곳은 살아 있는 자들이 감히 가까이할 수 없는 공포의 중심이었다. 타락한 하인들조차 바랏두르의 내부를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으며, 거대한 검은 문 뒤편에는 사우론의 의지가 깃든 힘이 감돌았다. 그 탑의 어두운 회랑에서는 보이지 않는 힘이 속삭였으며, 명령을 받기 위해 무릎 꿇은 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의지에 압도당해 노예가 되었다.

그러나 바랏두르는 사우론과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는 요새였다. 그의 힘이 커질수록 그 성채는 더욱 강력하게 서 있었고, 그의 존재가 사라지는 순간 바랏두르 또한 붕괴할 운명이었다. 절대반지가 운명의 산의 불길 속에서 사라진 순간, 사우론의 의지로 유지되던 암흑탑은 기초부터 흔들리며 무너져 내렸다. 검은 돌들은 산산조각 났고, 공중에 떠 있던 사우론의 눈도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하여 바랏두르는 한순간에 사라졌다. 오직 폐허와 먼지, 그리고 바람에 실려 흩어진 어둠만이 그곳에 남아, 모르도르를 지배했던 공포가 이제는 끝났음을 속삭이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사우론의 눈은 단순한 시각 기관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존재 자체가 불길 속에서 형상화된 것이었으며, 바랏두르의 최상층에서 끝없이 타오르며 중간계를 굽어보는 공포의 상징이었다.

이 눈은 거대한 불꽃에 휩싸인 채 끊임없이 움직였으며, 황금빛 홍채와 검은 심연처럼 열린 동공은 보는 이를 꿰뚫듯이 응시했다. 그것은 감시자이자 심판자였으며, 사우론의 의지가 직접 투영된 형상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불길처럼 눈은 일렁였으나, 결코 흐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중심에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고, 그 시선이 향하는 곳마다 두려움과 절망이 피어올랐다.

사우론의 눈은 단순히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끊임없이 반지를 찾아 헤맸으며, 숨은 자들을 추적했다. 영화 속에서 이 눈이 활성화되는 순간, 붉은빛 섬광이 하늘을 가르며 퍼져 나갔고, 그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숨겨진 자들도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었다. 그 빛 아래에서 그 누구도 비밀을 간직할 수 없었으며, 오직 사우론의 의지에 무력하게 노출될 뿐이었다.

바랏두르의 최정상에 떠 있는 이 눈은 그 자체로 모르도르의 심장이었고, 사우론의 힘이 미치는 범위의 중심이었다. 나즈굴은 그 명령을 받고 움직였으며, 그를 따르는 자들은 그 눈을 통해 그의 뜻을 전해 들었다.

그러나 이 눈은 전능하지 않았다. 영화는 그것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존재처럼 묘사했지만, 동시에 그 불길한 시선은 불안과 집착의 상징이기도 했다. 반지를 찾지 못하는 순간마다 그 불길은 더욱 거세게 일렁였고, 그의 분노가 세상을 뒤덮는 듯했다. 사우론의 힘이 절정에 달했을 때, 이 눈은 가장 밝게 타올랐고, 그 시선이 반지의 주인에게 닿을 때마다 무거운 절망이 깃들었다.

그러나 운명의 산에서 반지가 파괴되는 순간, 이 눈은 마지막 몸부림을 치듯 하늘을 향해 거대한 화염을 뿜어 올렸다. 바랏두르가 무너지고, 사우론의 힘이 사라지면서, 불길 속에서 타오르던 눈도 산산조각이 나듯 사그라들었다. 마침내, 그 집착과 감시의 상징은 연기처럼 흩어졌고, 어둠의 군주는 더 이상 세상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모르도르의 서쪽 경계를 따라, 검은 산맥 에펠 두아스의 기슭에 자리한 미나스 모르굴은 과거와 현재가 가장 극명하게 대조되는 장소였다. 한때 미나스 이실(Minas Ithil, 달의 탑)이라 불리며, 곤도르의 위대한 요새 중 하나로 빛을 발했던 이곳은, 이제는 사우론의 어둠에 물든 타락한 성채로 변했다.

과거, 이곳은 곤도르 왕국의 서쪽 방벽이자, 달빛을 닮은 희고 찬란한 성벽이 빛을 뿜어 어둠 속에서도 이정표가 되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사우론이 세력을 되찾아가면서, 미나스 이실은 차츰 그의 악의에 물들었고, 마침내 나즈굴의 손에 넘어가 완전히 타락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성벽을 감싸던 순백의 빛은 사라지고, 대신 푸르게 빛나는 저주의 불꽃이 도시를 감쌌다.

이제 미나스 모르굴은 단순한 요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우론의 타락한 힘이 드리운 그림자 그 자체였으며, 살아 있는 자들에게는 그저 죽음의 문이었다. 그 탑과 성벽은 병든 듯 빛나는 연녹색의 유령불을 발하며, 성 안에서 울려 퍼지는 바람 소리는 마치 망령들의 신음처럼 들렸다. 이곳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나즈굴, 아홉 망령들이었으며, 그들은 사우론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이 저주의 성에서 쏟아져 나왔다.

누구도 미나스 모르굴을 향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그 기운은 마치 살아 있는 존재처럼, 그 문을 향하는 자들의 영혼을 갉아먹었고, 그곳을 오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광기와 공포가 마음을 지배했다. 그곳은 사우론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장소였으며, 모르도르의 서쪽 관문 중 하나이자, 죽음을 넘어선 존재들이 깃드는 곳이었다.

에펠 두아스 산맥이 미나스 모르굴의 저주받은 불빛 아래로 뻗어나가는 어딘가, 산 속 깊숙한 틈새에는 키리스 웅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모르도르로 향하는 숨겨진 길 중 하나였으나, 그 길을 지나려는 자는 한 가지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키리스 웅골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마치 살아 있는 덫과도 같았다. 날카로운 절벽과 뒤틀린 바위들이 길을 막아섰고, 수많은 세월 동안 사악한 존재들이 이곳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곳을 진정으로 지배하는 것은 단 하나의 존재였다.

키리스 웅골의 가장 깊은 어둠 속에는, 태곳적부터 존재해온 괴물, 쉴롭(Shelob)이 숨어 있었다. 그녀는 단순한 거미가 아니었다. 그녀는 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중간계에 드리운 어둠의 일부였으며, 사우론조차도 그녀를 지배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우론은 쉴롭을 모르도르의 또 다른 수호자로 여기며, 그녀가 이곳을 지키도록 내버려 두었다.

쉴롭은 오직 굶주림과 본능에 의해 움직였으며, 그녀의 거대한 몸체는 수천 년 동안 수많은 희생자들을 먹어 치운 흔적을 품고 있었다. 그녀의 둥지는 거대한 거미줄로 뒤덮인 미로와 같았으며, 그 안에 발을 들이는 자는 결코 살아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의 독은 단순한 마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들의 영혼까지 서서히 말려 죽이는 독이었다. 그녀의 눈은 깊은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났으며, 그녀의 존재 자체가 키리스 웅골을 감싼 그림자였다.

미나스 모르굴과 키리스 웅골은 모르도르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장소였다. 미나스 모르굴이 사우론의 그림자가 드리운 저주의 성채라면, 키리스 웅골은 태고의 어둠이 남긴 살아 있는 악몽이었다.

이 길을 지나가려는 자는 누구든 나즈굴의 눈을 피해야 했으며, 또한 쉴롭의 배고픈 송곳니를 피해 지나가야만 했다. 모르도르로 향하는 길에는 오직 죽음과 공포만이 도사리고 있었고, 그 길을 감히 걷는 자는 극한의 절망을 견뎌야 했다.

모르가이는 에펠 두아스 내부에 위치한 또 하나의 산맥으로, 모르도르의 심장부로 향하는 마지막 방어선을 형성한다. 이곳은 죽지는 않았지만 생명이 거의 없는 땅으로 묘사되며, 메마른 가시덤불과 뒤엉킨 덩굴, 시든 이끼 등이 남아 있는 황폐한 지역이다. 모르도르의 혹독한 기후 속에서도 살아남은 몇몇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반지 전쟁 동안 프로도와 샘이 지나가면서 마지막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두 사람은 배고픔과 탈진 속에서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힘겹게 걸음을 옮겼으며, 그들의 여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배경이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고

모르도르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그 명칭들은 모두 이 땅의 본질과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은 모르도르(Mordor)로, 이는 검은 땅 또는 어둠의 땅을 의미한다. 이 이름은 신다린(Sindarin)에서 유래했으며, mor-는 어둠을, -dor는 땅을 뜻한다. 이러한 명칭은 모르도르가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어둠과 악의 상징적인 장소임을 강조한다.

모르도르는 검은 대지(The Black Land)라고 불린다. 이 표현은 모르도르의 황폐하고 불모의 환경을 상징하며, 이곳이 사우론의 지배 아래에서 생명과 자연이 말살된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모르도르는 대부분이 바싹 말라 있고, 용암과 재로 덮여 있으며, 그늘진 땅이 계속해서 퍼져나가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다른 명칭으로는 그림자의 땅(The Land of Shadow)이 있다. 이 표현은 모르도르가 빛과 희망이 사라진 땅임을 의미하며, 사우론이 이곳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모르도르의 하늘은 늘 어둡고, 두꺼운 구름과 연기가 빛을 차단하며, 끊임없는 그림자가 대지를 뒤덮는다. 이 때문에 모르도르는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을 갖고 있으며, 외부인들에게는 극도로 적대적인 땅이 된다.

절망의 땅(The Land of Despair)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린다. 이는 이곳을 방문하는 자들이 거의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오직 고통과 공포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래했다. 사우론의 지배 아래에서 모르도르는 감시와 억압이 극에 달한 땅이며, 그의 군대와 하수인들은 오직 지배와 파괴를 위해 움직인다. 이러한 이유로 모르도르는 희망을 잃은 땅, 절망과 두려움이 지배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적의 땅(The Land of the Enemy)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는 곤도르와 로한을 비롯한 자유 민족들에게 있어 모르도르가 가장 강력한 위협이 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사우론의 군대는 이곳을 기반으로 삼아 전쟁을 준비하며, 그의 힘이 강해질수록 모르도르는 더욱 두려운 존재가 된다. 이 명칭은 모르도르가 단순히 지리적인 영역이 아니라, 자유민족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적대 세력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모르도르는 사우론의 왕국(The Realm of Sauron)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모르도르가 단순한 악의 땅이 아니라, 사우론의 권력이 집결된 중심지라는 점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바랏두르(Barad-dûr)에서 사우론은 그의 계획을 실행하며, 모르도르는 그의 권력과 악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이곳에서 그는 절대반지를 찾으려 하고, 모든 민족을 정복하려는 야망을 키워 나간다.

모르도르의 다양한 명칭들은 그 땅이 가진 본질적인 특징을 드러낸다. 이곳은 단순히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희망이 사라지고 공포와 절망이 자리 잡은 공간이다. 그 이름들은 모르도르가 중간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사우론의 지배 아래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나타낸다. 이러한 명칭들을 통해 모르도르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반지의 제왕』 속에서 악의 본질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