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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春 | 風 | 秋 | 霜 |
봄 춘 | 바람 풍 | 가을 추 | 서리 상 |
봄바람처럼 사람을 대하고 가을서리처럼 자신을 잡는다는 뜻으로, 「타인에 대해서 관대하고 자신에 대해서 엄격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리킨다.
2. 유래[편집]
통상적으로 명나라 문인 홍자성洪自誠이 저술한 채근담菜根譚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춘풍春風과 추상秋霜이 대구對句를 형성하는 문장은 일본 에도 시대의 유학자 사토 잇사이佐藤一齊의 언지후록言志後録에 등장한다. 언지후록은 일종의 잠언집으로서 당대의 식자층들이 암송했다.
봄바람처럼 사람을 대하고 가을서리처럼 스스로를 조심한다.
以春風接人 以秋霜自粛
3. 여담[편집]
- 채근담에는 명나라 판본과 청나라 판본을 모두 포함하여 춘풍이라는 단어가 9회 등장하고, 추상이라는 단어는 한 구절에만 나타난다. 춘풍은 부드러움을 상징하고 추상은 엄격함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지만, 춘풍(봄바람)과 추상(가을서리) 두 단어를 대구로 조합하여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하라」는 의미로 구성된 문장은 확인되지 않는다.心體便是天體一念之喜景星慶雲一念之怒震雷暴雨一念之慈和風甘露一念之嚴烈日秋霜何者所感只要隨起隨滅廓然無礙便與太虛同體
- 《채근담 명각본 전집(明刻本前集)》
마음의 본체이 곧 하늘의 본체이니 한순간 기쁘면 상서러운 별과 경사스러운 구름이요, 한순간 성이 나면 천둥이 치고 사나운 비가 내리는 것이요, 한순간의 자비는 온화한 바람에 달콤한 이슬이요, 한순간의 엄함은 작렬하는 태양과 가을서리이니, 어느 것이 놓쳐도 되겠는가. 다만 때에 따라 일어나고 때에 따라 사라짐이 트여서 막힘이 없다면 곧 큰 하늘과 한 몸이 된다.家人有過不宜暴怒不宜輕棄此事難言借他事隱諷之今日不悟俟來日再警之如春風解凍如和氣消冰纔是家庭的型範- 《채근담 명각본 전집》
家人有過不宜暴揚不宜輕棄此事難言借他事而隱諷之今日不悟俟來日正警之如春風之解凍和氣之消冰才是家庭的型範- 《채근담 청각본 개론(清刻本概論)》
한집안 사람에게 허물이 있으면 심하게 화를 내서도 안 되고 가볍게 여겨 버려두어서도 안 된다. 그 일로 말하기 어려우면 다른 일을 빌어 넌지시 빗대어 깨우쳐야 하되, 오늘 깨닫지 못하면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 주어야 하니, 마치 봄바람이 언 것을 풀고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하면 이것이 가정의 전형적인 모범이다.念頭寬厚的如春風煦育萬物遭之而生念頭忌刻的如朔雪陰凝萬物遭之而死- 《채근담 명각본 전집, 청각본 개론》
생각이 너그럽고 후한 사람은 봄바람이 포근하게 기르는 것과 같아서 만물이 그를 만나면 살고, 생각이 각박한 사람은 차가운 눈이 만물을 얼게 하는 것과 같아서 만물이 그를 만나면 죽게 된다.當雪夜月天心境便爾澄徹遇春風和気意界亦自沖融造化人心混合無間- 《채근담 명각본 후집(後集)》
눈 내린 밤에 달 밝은 하늘을 대하면 마음이 문득 맑아지고, 봄바람 온화한 기운을 만나면 뜻이 또한 저절로 부드러워지니 자연과 사람의 마음이 한데 어울려 틈이 없다.天運之寒暑易避人世之炎凉難除人世之炎凉易除吾心之氷炭難去去得此中之氷炭則滿腔皆和氣自隨地有春風矣- 《채근담 명각본 후집》
천지 운행의 추위와 더위는 피하기 쉬워도 인간 세상의 뜨거움과 차가움은 없애기 어렵고, 인간 세상의 뜨거움과 차가움은 없애기 쉬워도 내 마음이 서로 용납하지 못함은 물리치기 어렵다. 이 마음 속의 갈등을 버릴 수만 있다면 가슴은 온화한 기운이 가득하여 가는 곳마다 봄바람이 불 것이다.意氣與天下相期如春風之鼓暢庶類不宜存半點隔閡之形肝膽與天下相照似秋月之洞徹群品不可作一毫曖昧之狀- 《채근담 청각본 응수(清刻本應酬)》
의지와 기운은 천하 만물과 서로 맞추기를 봄바람이 뭇 사물을 깨워 자라게 하듯 하여 조금도 막히는 형태가 없어야 하며, 속마음은 가을 달이 천하의 만물을 환희 비추어 조금도 애매함이 없어야 한다.肝腸煦若春風雖囊乏一文還憐煢獨氣骨清如秋水縱家徒四壁終傲王公- 《채근담 청각본 응수》
마음이 봄바람처럼 따뜻하면 주머니에 한 푼도 없는 가난한 신세일지라도 오히려 외로운 사람을 가엾게 여기고, 기개가 가을 물처럼 맑으면 사는 집이 옹색하더라도 끝내 왕이나 공경公卿의 부귀도 아래로 여긴다.鶴唳雪月霜天想見屈大夫醒時之激烈鷗眠春風暖日會知陶處士醉裏之風流- 《채근담 청각본 한적(清刻本閑適)》
학의 울음소리와 눈 내린 밤의 달과 서리 내린 하늘에 치열하게 정신을 차리고 깊히 살피던 굴원을 헤아리고, 졸고 있는 갈매기와 봄바람과 따뜻한 햇빛에 술에 취하여 풍치 있고 멋스러운 도연명을 깨닫는다.
- 아래의 구절은 채근담 전집에 수록된 「살아가면서 겸양과 관용을 근본으로 행하면 끝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서 춘풍추상春風秋霜과의 관련이 추정되는 문장이다.세상에 처하는데 한 걸음 사양함을 높다고 하니 한 걸음 물러섬은 곧 나아가는 바탕이다
사람을 대함에는 조그만 너그러움도 복이니 사람을 이롭게 함은 곧 나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다
處世讓一步為高 退步即進步的張本 待人寬一分是福 利人實利己的根基1990년대 대만의 승려 석성인釋聖印이 주역註譯한 채근담에서 상기 구절을 강론하면서 "옛사람의 아름다운 말이 있다...「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하고,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라」古人說得好..「自肅如秋霜 接人如春風」" 라고 인용했다. 채근담을 강론하면서 춘풍추상의 뜻을 지닌 문장에 대해서 채근담의 저자 홍자성이 아닌 "옛사람의 말"이라는 별도의 언급을 함으로써 '춘풍추상'의 출처가 채근담이 아닌 다른 문헌에서 유래했음을 보여준다.[1][2] 그가 인용한 구절은 사토 잇사이의 언지후록에 수록된 「以春風接人 以秋霜自粛」에 기인한다.
-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춘풍과 추상의 상반된 의미를 지닌 단어의 대비로만 쓰거나, 한자성어 형식으로 서술하는 경우에는 주로 「持己秋霜 待人春風」으로 표현했다. 그렇지만 채근담을 출처로 언급하지 않았다.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석성인의 강론과 사토의 구절이 혼재되면서 춘풍추상의 출처를 채근담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 1921년 동아일보의 편지 형식의 기사에서 추상秋霜과 춘풍春風이 등장한다. 그러나 추상은 일제의 무단통치를, 춘풍은 문화통치를 빗대어 쓴 표현으로 채근담의 뜻과 무관하다.[3]
- 1923년 조선일보 사설에 춘풍추상春風秋霜이 등장한다. 다만 뒤이어 하우동설夏雨冬雪이 대구로 이어지고 있어서 채근담의 뜻과 무관한 사계절을 표현하는 문장이다.[4]
- 1936년 독립운동가 심훈은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경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신채호에 대하여 「추상같이 쌀쌀한듯 하면서도, 춘풍으로써 접인하는 태도가 평범한 인물이 아닌 것만은 넉넉히 짐작할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5]
-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연휴기간 동안 「持己秋霜 待人春風」을 휘호했다.[6]
- 같은 해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에서 타인은 냉엄하게 대하면서 자신은 관용으로 감싸는 세테를 비판하며 「持己秋霜 待人春風」을 언급했다.[7]
- 1980년 경향신문 지면에 실린 조지훈 시인을 기리는 칼럼을 통해 「추상같이 매운가 하면 춘풍같이 다사롭기도 하였다」며 시인을 회고했다.[8]
- 1988년 감사원장으로 임명된 김영준 헌법위원의 좌우명이 「持己秋霜 待人春風」으로 알려졌다.[9]
- 같은 해 매일경제는 16년만에 부활한 국정감사를 논평하면서 「持己秋霜 待人春風」을 인용했다.[10]
- 1992년 재임된 김영준 감사원장의 좌우명 「持己秋霜 待人春風」을 다시 인용되었다.[11]
- 2014년 동아일보는 해당 년도의 사자성어로 「接人春風」을 지정했다.[12]
-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은 「春風秋霜」이 담긴 액자를 청와대 각 비서관실에 선물했다.[13]
[1] 菜根譚, 釋聖印 譯注 35p[2] 菜根譚, 釋聖印 譯注 2版[3] 동아일보 1921.03.05[4] 조선일보 1923.06.30[5] 동아일보 1936.03.12[6] 경향신문 1976.01.07동아일보 1976.01.07조선일보 1976.01.08 시기적으로 석성인의 역주가 생성되기 전이므로 사토 잇세이의 글을 변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출처와 관련하여 채근담의 언급이 없다.[7] 조선일보 1976.08.07 해당 기사에서 춘풍추상과 관련하여 채근담의 언급이 없다.[8] 경향신문 1980.03.15 해당 기사에서 춘풍추상과 관련하여 채근담의 언급이 없다.[9] 경향신문 1988.07.01조선일보 1988.07.02 해당 기사에서 춘풍추상과 관련하여 채근담의 언급이 없다.[10] 매일경제 1988.10.12 해당 기사에서 춘풍추상과 관련하여 채근담의 언급이 없다.[11] 동아일보 1992.08.13 해당 기사에서 춘풍추상과 관련하여 채근담의 언급이 없다.[12] 동아일보 2014.01.01 시기적으로 석성인의 역주가 알려진 이후로서 기사 본문에 채근담을 출처로 언급하고 있다.[13] News1 2018.02.05 시기적으로 석성인의 역주가 알려진 이후로서 기사 본문에 채근담을 출처로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