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길

링길. 얼음처럼 차가운 검, 용기의 전설을 새기다

한 시대를 가르는 전투 속에서, 한 자루의 검이 빛을 발했다. 이 검은 한 왕의 의지, 그리고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의 상징이었다. 링길(Ringil), 퀘냐어로 ‘춥다’는 뜻을 가진 이 검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운 광채를 띠었으며, 어둠 속에서도 별빛처럼 빛났다.

이 검은 핑골핀, 위대한 놀도르의 대왕이 휘둘렀던 검이었다. 검은 깊은 은빛을 띠고 있었으며, 검날은 마치 겨울의 얼음처럼 예리하고 차가웠으며 운명을 가르며 핑골핀이 모르고스에게 최후의 도전을 감행할 때, 그의 손에서 번개처럼 번뜩였다.

다고르 브라골라크, '돌발 화염의 전투' 이후, 핑골핀은 홀로 어둠의 군주의 요새 앙반드에 도달했다. 그는 세상의 검은 적을 향해 마지막 도전을 선언했고, 모든 세상의 운명이 숨죽여 바라보는 가운데 두 존재가 맞섰다.

거대한 어둠의 군주와 놀도르인들의 왕은 검은 하늘 아래에서, 용암이 들끓는 대지 위에서 격돌하였다. 핑골핀은 링길을 휘둘러 모르고스에게 일곱 개의 깊은 상처를 남겼다. 세계의 첫 번째 어둠의 군주는 그 차가운 검 날을 피하지 못했다. 그의 살이 갈라졌고 검붉은 피가 흘렀으며 세상의 어둠이 그 빛나는 검 앞에서 몸부림쳤다.

허나 운명은 핑골핀에게 가혹했다. 대왕은 모르고스의 철퇴에 맞아 쓰러지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의 검은 영원히 기억되었다. 그날, 링길은 놀도르의 왕이 끝까지 싸운 용기의 증거였고 어둠에 맞선 마지막 저항이었다.

더불어 링길의 이름은 또한, 한때 바다를 비추던 위대한 등불 오르말이 놓여있던 기둥의 이름이기도 했다. 그 빛이 꺼졌듯 검의 주인도 전장에서 사라졌지만, 그의 전설과 함께 검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되었다.

링길. 얼음처럼 차가운 검이지만, 불멸의 용기를 품은 검.
그 검이 한때 어둠의 군주를 찌를 때, 세상은 그것을 보았다. 그리고 영겁이 흐른 뒤에도, 핑골핀과 함께 링길의 이름은 사라지지 않고 전설 속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