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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한라산의 명칭3. 한라산의 지질

1. 개요[편집]

한라산(漢拏山)은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의 중앙에 위치한 화산으로, 해발 1,947.06m로 한반도 및 부속 도서 중 가장 높은 산이다. 한라산은 제주도를 형성한 거대한 순상화산이며, 정상부에는 백록담(白鹿潭)이라는 화구호가 자리 잡고 있다. 화산활동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한라산은 국내에서 가장 젊은 화산 지형을 가진 곳 중 하나이며, 현재도 지각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2. 한라산의 명칭[편집]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고대부터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그 지리적 특성과 신화적 배경이 반영된 여러 이름들이 전해지고 있다. 한자로 표기된 한라산(漢拏山)은 ‘은하수를 잡아당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산의 웅장한 높이가 하늘에 닿을 만큼 높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고려 시대 문헌에서도 한라산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최영 장군의 기록과 이색의 시에서도 확인되며 14세기부터 사용된 명칭임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한라산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다. ‘가마오름(釜岳)’이라는 이름은 정상부에 위치한 깊고 넓은 분화구가 마치 가마솥처럼 생겼다는 점에서 유래했다. 이 분화구는 현재 백록담이라 불리는데, 전설에 따르면 신성한 흰 사슴이 이곳에서 물을 마셨다고 전해지며, 조선 시대 기록에도 제주에서 흰 사슴이 헌납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원산(圓山)’이라는 이름은 산의 중앙부가 가장 높고 사방으로 완만하게 낮아지는 원뿔 모양을 이루고 있어 붙여졌다. 이는 맑은 날 해남이나 진도에서 바라볼 때 한라산이 둥근 형태로 보이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진산(鎭山)’이라는 명칭은 한라산이 한반도의 남쪽 끝에서 거대한 방패처럼 남태평양에서 밀려오는 강한 바람을 막아주며 한반도의 기후와 안정을 지켜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주산(瀛州山)’은 중국의 사기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전설 속 신선들이 살며 불로불사의 약초가 자라는 세 개의 신령한 산 중 하나인 영주산과 연결된다. 이러한 개념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신비로운 산을 의미하는 삼신산 개념과 연관되며, 조선에서는 한라산, 금강산, 지리산을 각각 삼신산으로 여기기도 했다.

‘두무오름(頭無岳)’이라는 이름은 산의 정상부가 마치 머리가 없는 형태라는 점에서 유래했으며, 여기에 얽힌 전설도 전해진다. 옛날 한 사냥꾼이 사냥을 하던 중 실수로 하늘의 신의 배꼽을 건드렸는데, 이에 화가 난 신이 한라산의 꼭대기를 뽑아 멀리 던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때 정상부가 떨어진 곳이 현재의 산방산이며, 뽑혀 움푹 팬 곳이 오늘날의 백록담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처럼 한라산은 지형적 특징과 신화적 배경을 반영하여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으며, 시대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그 명칭이 변화해왔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한라산은 웅장한 규모와 신성한 의미를 지닌 산으로 인식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제주도의 상징이자 자연의 경이로운 존재로 남아 있다.

3. 한라산의 지질[편집]

백록담은 한라산 정상부에 위치한 화구호로, 신생대 제3기에서 제4기에 걸친 한라산의 화산 활동을 통해 형성되었다. 동경 126°3′31″, 북위 33°21′31″에 위치하며, 한라산이 보여주는 대표적인 화산 지형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분화구는 장축이 동북동-서남서 방향으로 약 600m, 단축이 북북서-남남동 방향으로 약 380m에 이르는 타원형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일반적인 화산 정상부의 화구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넓은 규모를 가지며, 이는 과거 한라산의 폭발적 분화에 의해 형성된 깊은 함몰 지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백록담의 분화구는 마그마 방이 붕괴되면서 형성되는 칼데라와는 구별되며, 직접적인 분출에 의해 생성된 화구에 해당한다.

현재 백록담에는 영구적인 호수가 존재하지 않으며, 강수량과 기후 조건에 따라 수위가 달라지는 일시적 화구호의 형태를 띠고 있다. 과거에는 보다 안정적인 호수 형태를 유지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후 변화와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현재는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백록담을 포함한 한라산 정상부와 해발 600~1,300m 이상의 일부 지역은 1966년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1970년에는 한라산 전체 약 153㎢ 면적이 한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이 지역은 제주도의 대표적인 자연유산으로서 생태적,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지속적인 보호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라산의 마지막 화산 분화는 대략 2천 년 전으로 추정된다. 고려 시대의 문헌에는 약 1천 년 전에 분화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이에 대한 지질학적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된 한라산의 마지막 분화는 기슭에 위치한 돌오름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며, 이 분출로 인해 한라산 일대의 최후 용암층이 형성되었다.

이처럼 한라산은 과거부터 지속적인 화산 활동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으며, 여전히 지질학적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최근까지 활동한 화산 지형 중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