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렌노르 평원의 전투

검은 바람이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을 휘감았으며, 하늘은 불길한 구름으로 가려졌다. 셀 수 없이 많은 모르도르의 군세가 밀려드는 가운데, 자유민들의 운명이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제3시대 3019년, 운명이 결정되는 날이 다가왔다. 모르도르의 군대가 곤도르 왕국의 수도, 미나스 티리스를 향해 진군했다. 검은 깃발 아래, 오르크의 대군과 하라드림의 거대한 전사들, 그리고 날개달린 짐승을 탄 나즈굴의 군주가 앞장서며 성벽을 무너뜨릴 준비를 마쳤다.

이 전투는 나팔산성의 결전 이후 반지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자, 최대 규모의 격돌이었다. ‘펠렌노르의 붉은 날’, 미나스 티리스 앞 넓게 펼쳐진 평원에서, 자유민들은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마지막 항쟁을 벌였다.

성벽이 불타고,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순간, 새벽녘의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로한의 기병대가 평원을 가로질러 달려왔고, 전세는 뒤집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둠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나즈굴의 군주가 하늘을 가르며 내려왔고, 세오덴 왕이 쓰러졌다. 하지만 그 자리에 한 여인이 검을 들고 섰다.

여인의 칼날에 어둠의 지배자가 무너지는 순간, 승리의 빛이 다시 타올랐다. 그리고 먼 서쪽에서, 잊힌 혈통의 왕이 군대를 이끌고 도착했다. 전장은 다시 한 번 피로 물들었고, 마침내 모르도르의 군대는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 전투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서쪽의 왕국을 구원한 순간이었으며, 반지전쟁의 최후 결전을 향한 문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 만약 이곳에서 자유민이 패배했다면, 서녘의 모든 희망은 사라지게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