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후국(r3 판)

토후국은 이슬람 세계에서 토지를 통치하는 정치 단위로, 통치자는 '아미르'라 불리는 군주 또는 고위직 인물이다. 역사적으로 토후국은 칼리프가 지배하는 칼리프국보다 규모가 작고, 지방 중심의 정치 종교 공동체로 기능하였다. 이슬람 제국이 팽창하고 통일 권력이 약화되면서 각지의 아미르들이 사실상 독립적 지배를 행사하게 되면서 다양한 토후국이 형성되었다.

토후국은 이슬람 세계 내에서는 독립적 영토로 간주되었으나, 이슬람 율법과 전통에 따라 종교 권위를 인정받은 칼리프에 대한 명목상 복속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토후국은 비이슬람권의 '공국' 또는 '후국'에 비교되기도 한다.

현대 세계에서는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아미르를 국가원수로 하는 독립 토후국이며, 아랍에미리트는 일곱 개의 토후국이 연합한 연방국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정권이 아미르를 자칭하며 통치하고 있다. 한편, 과거에는 독립된 토후국이었던 여러 지역들이 현재는 국가 내부의 지방 행정 단위로 흡수되었으며, 특히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일대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토후국은 이슬람 법과 종교적 전통, 부족 중심 질서를 바탕으로 한 정치 구조를 지녔으며, 특정 가문에 의해 세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군사적, 상업적 거점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이슬람 문명의 전파와 지역 질서 형성에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