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

연좌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가족이나 친척, 지인, 동료, 이웃까지도 함께 처벌하는 제도로, 범죄자의 주변 인물에게까지 죄를 묻는 연대책임 체계이다. 특히 왕권에 도전하는 반란과 같은 중대한 범죄일수록 그 범위가 넓어져, 단순한 가족 관계를 넘어 거주지나 공동체 단위까지 제재 대상이 확장되었다.

이 제도의 사상적 기반은 전국시대 법가 사상에 두며, 상앙이 고안한 '십오제'를 통해 법률 체계로 정비된 것으로 전해진다. 연좌제는 특히 반역죄에 대해 엄격히 적용되었으며, 삼족 또는 구족을 멸하는 형벌로 이어졌다. 삼족은 보통 아버지, 자신, 아들을 중심으로 한 핵심 가족구성원을 뜻하고, 구족은 고조부부터 증손에 이르는 직계와 그 방계혈족 전체를 포함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십족에 이르기까지 확대되었는데, 이는 스승, 제자, 학우와 같이 혈연과 무관하더라도 사상적 또는 인간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간주되는 인물들까지 포함하는 개념이었다.

이러한 연좌적 처벌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강하게 나타나며, 특히 중국의 통치 구조에서는 왕조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기능하였다. 일본이나 조선, 현대 북한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은 깊게 남아 있다. 범죄자의 친족이나 주변 인물은 법적 제재를 받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으로도 배척을 당하며, 지역사회로부터 철저히 고립되는 사례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