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마

실리마: 불멸의 빛을 품은 수정

시간의 첫 장이 펼쳐지고, 아르다에 별들이 빛나기 시작한 후에도, 세상의 모든 빛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았다. 달과 태양이 떠오르기 전, 발리노르의 두 나무가 낮과 밤을 구분하며 세상을 비추었으며, 그 빛은 옛 등불처럼 발리노르를 다시 환하게 밝히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존재가 있었다. 그는 시간의 흐름과 운명의 가혹함 속에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빛을 만들고자 했다. 그가 바로 페아노르, 요정들 중 가장 위대한 장인이었다.

페아노르는 불꽃처럼 타오르는 창조의 욕망을 지닌 존재였으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손길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빚어냈다. 그러나 그가 이루고자 한 것은 단순한 보석이나 장식품이 아니었다. 그는 빛을 붙잡아 형태를 부여하는 것, 시간과 운명을 초월하는 것, 별빛과 대지의 순수한 정수를 결합하는 것을 꿈꾸었다.

그리하여 태어난 것이 실리마였다.

이것은 단순한 수정이 아니었다. 실리마는 다이아몬드보다 맑고 단단하였으며, 요정들이 다루는 그 어떤 광물보다도 신비로운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실리마를 통해 흘러가는 빛은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내부에서는 끝없는 빛의 파동이 잔잔하게 퍼져 나갔다. 그 빛은 단순한 반사가 아니라, 스스로 태어나고, 퍼지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마치 우주가 처음 빛을 얻던 순간을 작은 결정 안에 담아둔 것처럼.

그리고 실리마는 신들의 축복이 깃든 것도, 자연의 법칙을 따른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페아노르의 의지와 재능이 만들어낸 것이었으며, 그렇기에 오직 그만이 만들고, 오직 그만이 부술 수 있었다.

이 신비로운 물질을 이용하여 그는 세 개의 보석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실마릴이었다.

실마릴 세계의 빛을 품은 결정이었으며, 두 나무의 순수한 빛이 마지막으로 깃든 장소였다. 두 나무의 빛이 사라진 후에도, 실마릴 속에서는 여전히 은은한 광휘가 흘러나왔고, 그 빛은 아무리 깊은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다. 그러나 실마릴이 존재하는 한, 그 빛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갈망도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실마릴은 많은 피와 눈물, 그리고 한 속에서 사라졌고, 실리마의 비밀도 함께 잊혔다. 페아노르가 세상을 떠난 후, 실리마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실리마를 벼릴 불꽃도 다시는 타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요정들의 노래와 인간들의 전설 속에서, 실리마의 마지막 조각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속삭임이 남아 있다. 어쩌면 언젠가, 다시 한 번 위대한 장인이 나타나 실리마를 되살릴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빛의 탄생을 의미할지, 아니면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