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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 개요[편집]

바다 위에 솟은 위대한 섬, 누메노르의 왕좌에 앉은 자의 손에 들린 누메노르의 홀은 곧 에루의 허락 아래 위임된 권세였고, 인간 세계에 드리운 빛과 질서의 징표였다. 높은 산정의 탑 아래, 벽옥과 은으로 장식된 그 홀은 바다와 별, 땅과 불꽃을 통치할 왕의 손에 쥐어질 때마다 누메노르의 운명 또한 새롭게 기록되었다.

왕이 스스로 그 홀을 내려놓고 후계자의 손에 넘겨줄 때, 그것은 자신의 시대가 끝났음을 받아들이는 의식이자, 곧 다가올 미래에 대한 존중이었다. 이 고귀한 전통은 바르다미르 대왕의 때부터 시작되어, 살아 있는 동안 왕위와 권위를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숭고한 풍습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섬의 그림자가 길어지며, 타르아타나미르의 오만한 뜻 아래 이 아름다운 관습은 점차 사라졌다. 왕들은 더 이상 기꺼이 물러나지 않았고, 죽음마저도 왕권에 대한 집착을 끊어내지 못하게 되었다. 홀은 더 이상 겸손의 상징이 아니었으며, 누메노르의 황혼이 다가옴을 알리는 조용한 예언이 되었다.

마침내 마지막 왕, 아르파라존이 발리노르의 문을 거슬러 오를 때, 그는 누메노르의 홀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 홀은 이제 왕권이 아니라 도전을 상징하고 있었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 불멸의 땅을 침범하려는 최후의 맹세와 함께 있었다. 그러나 그 자만의 끝은 무너짐이었다. 에루 일루바타르의 의지에 따라 땅은 갈라지고, 함대는 깊은 심연으로 삼켜졌으며, 누메노르의 홀도 그들과 함께 사라졌다.

그날 이후로 홀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허공 속에, 혹은 깊은 바다 밑 어딘가에, 누메노르의 영광과 오만, 충성과 멸망의 기억과 함께 묻혀 있다. 이제 그 홀을 기억하는 자는 드물지만, 그것이 상징하던 뜻은 전설 속에서 여전히 바다의 파도처럼 낮게, 그러나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