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곰배령은 대한민국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기린면에 위치한 해발 1,164m의 고개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내 점봉산(1,424m) 남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귀둔리 곰배골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밭마을로 넘어가는 주요 탐방로 중 하나이다. 곰이 배를 하늘로 하고 누워 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곰배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곰배령은 1987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보호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약 85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참꽃나무, 금강초롱꽃, 동자꽃, 구절초, 얼레지 등의 다양한 야생화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점봉산 일대는 국내 대표적인 온대림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곰배령 탐방은 자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하루 200명 이하의 인원 제한이 적용된다.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하여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으며, 특히 여름과 가을철에 야생화 군락지로서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곰배령 일대에서는 식생 변화 연구, 탐방로 관리, 지질학적 조사 등의 학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탐방객 증가가 식물군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호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곰배령의 화강암 지층과 변성암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